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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별
블루문 인 폴라포
SOLO EXHIBITION
MARCH 09, 2024— MARCH 31, 2024
ART SPACE POLARPO
짙은 밤하늘 고고한 만월을 닮은 푸른 연잎.남상운 작가는 9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총 23회의 개인전과 함께 147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박사를 졸업했다. 작가는 사물을 볼 때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바라본다. 개인의 추억과 삶, 살아온 인생 전반에 비추어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다. 작가의 ‘블루’는 오묘하다. 파랗다기엔 그 깊이감이 드러나지 않고, 푸르다기엔 그 신비로움이 모두 표현이 안된다. 처연하면서도 생동감이 느껴지는, 하지만 시리도록 슬퍼 신비함이 배가 된다. 작가는 17여 년 이상 자신의 사상과 인생관이 담긴 자신만의 블루를 만들어내고자 물감을 섞고 칠하고 말리고 다시 덧칠하기를 반복, 작가만의 시그니처 컬러를 완성해냈다. 실재와 허상을 교묘하게 중첩한 연잎은 우리가 사는 현실이면서도 모두가 꿈꾸는 유토피아로 대변된다.
연-
어느 날 저수지에 흐트러진 연잎의 풍경 속에서 문득 아버지의 모습이 투영된다. 원예업을 하는 가난한 환경을 슬퍼하는 나에게 아버지는애증의 대상이었다. 자연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위해오후4시에검은비닐을덮어 이른 밤을 만들고, 아침 9시에 벗겨내야만 꽃망울을 터트리는 단일성 화훼재배는 만들어진 자연이었다. 어린 시절 알 수 없던 세상은 보이는 이면 너머의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연잎 풍경에서 소환된 편린들, 아버지는 그렇게 기억 속에서 현실의 풍경으로 다가왔다.
블루-
어느덧 자란 아들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영화 촬영소에서 본 가상의 세트장은 마술처럼 신기하고 모호하다. 세트장 뒤쪽 벽면을 가득채운 블루스크린은 CG로 완성되어 영화의 환영을 만들어 낸다. 크로마키 기법은 마술사의 눈속임과 같은 것이었다. 나에게 있어 연잎은실제와 환영이 겹쳐있는 현대인이 사는 세상이며 만들어진 허구의 유토피아다. 공교롭게 아버지의 만들어진 자연과 아들이 하는 영화의환영을 블루스크린으로 가공의 이미지를 그린다. 그 풍경은 실재하는 ‘연’이지만 ‘블루문’이라는 명제로 환영처럼 다른 이미지가 되어 실재하지 않는 시뮬라크르가 된다. 그러한 환영은 연잎 속 작은 자동차와 강태공으로 드러난다. 좋은 차를 가지고 싶은 욕망과 번민을 벗고 쪽배를 타고 유유자적 피안의 세계로 가고싶은 나의 모습이다.
-작가노트 중-